화양연화를 떠올리며 견공에게 보내는 글

화양연화를 떠올리며 반려견에게 보내는 글
2004년 10월 4일생


어쩌다 보니 상노인...
작년까지는 내달려도
뒤따라 잘 왔었는데...

올봄을 지나면서 눈에
이상 징후가 하나둘씩...

여기저기 부딪치면서
계단에서 내리구르고
낮은 턱도 못 넘는 등
말로만 듣던 노화현상!

밥 먹는 것 하나 빼고
예전만 못해졌다 한들
'내가 꼭 지켜줄 테야!'

이별의 그날은 기약이
없으니 함께하는 동안
더 많은 추억을 가꾸자.

함께한 소중한 추억은
나의 삶의 원동력이다.


반려견에서 보내는 편지
산 넘고 물 건너 따라오던 견공이었는데


언젠가는 이별이 있기에
그날을 미리 읊어보나니


떠나는 전 인연 바라보던
시선을 나에게 돌렸을 때
난 알았어 바로 너라는 걸

함께한 우리 나날은 항상

가슴 벅찬 나날이었었지

우리 헤어짐은 상처 아닌

기약 없던 약속일뿐이지

언제나 함께한 우리 연이
끝날지언정 잊지 않으리

발가락 걸며 약속하마 늘

밝고 힘차게 살아가리라

그동안 미안하고 고맙고

기쁨과 슬픔을 공유해준
견공인 너에게 감사함을
표하며 널 위해 살아가마


반려견에게 보내는 편지
화양연화(견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때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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